후우. 깊은 숨소리와 함께 뿌연 연기가 떠올랐다. 켄마의 가는 손가락 사이에는 담배가 매달려 있었다. 켄마는 다시 숨을 들이쉬며 눈을 감았다. 무겁고 탁한 연기가 폐를 가득 채웠다. 몸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일어나 앉기도 버거워 켄마는 누운 채로 담배와 라이터를 향해 꾸물꾸물 손을 뻗었다. 들숨, 날숨. 눈을 반쯤 같고 공기 속을 떠다니는 연기를 보고 있는데 뜨겁다 못해 따갑기까지 한 시선이 느껴졌다.


"왜 그렇게 봐?"

"켄마, 나랑 섹스하는 거 싫어?"


  쿠로오는 한쪽 팔로 제 머리를 받치고 켄마와 켄마의 담배연기를 쳐다보았다. 후욱. 쿠로오가 힘을 주어 바람을 불자 뭉게뭉게 떠다니던 담배 연기가 흩어졌다. 켄마는 웃었다. 쿠로오의 얼굴이 정말로 우스웠기 때문이었다.


"아니, 좋은데?"


  켄마의 대답은 언제나처럼 명쾌했다. 그 말대로 켄마는 쿠로오와의 섹스를 싫어하지 않았다. 쿠로오와 닿을 수 있는 모든 곳이 닿는 것도 좋았고 저를 갈구하는 쿠로오의 눈빛도 좋았고 도중에 제 이름을 부르는 쿠로오의 목소리도 좋았고, 쾌감도 좋았고. 끝나고 나면 온 몸에 기운이 하나도 없어 축 늘어지게 되지만 그마저도 좋았다. 켄마가 대답했음에도 쿠로오는 으음, 하고 또 아리송한 표정을 할 뿐이었다. 켄마가 되물었다. 왜? 무슨 질문일까, 그게.


"나 기분 이상하니까 그거 좀 안 하면 안돼?"

"뭐?"

"섹스하고 담배 피우는거."


  쿠로오의 시선이 켄마의 손가락 사이에 향해 있었다. 켄마는 성인이 되고 바로 담배를 배웠다. 대학교에 들어가고 일을 하면서 담배도 점점 늘었다. 헤비스모커까지는 아니었지만 없으면 허전할 정도는 되었다. 처음에는 쿠로오에게 담배를 숨겼지만 거의 매일 보는 사이에 숨기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의외로 쿠로오는 화를 내지 않았다. 표정이나 반응을 봐서는 싫지만 강제로 그만두게 하지는 않을 모양이었다. 켄마는 다시 몸을 일으켜 탁자 위의 재떨이에 담배를 비벼껐다. 


"내가 강제로 순결 뺏긴 아가씨라도 된 것 같다고."


  푸흡. 켄마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키득거렸다. 웃지마. 쿠로오가 얼굴을 찡그렸다. 켄마가 너무 웃어대자 민망해졌는지 켄마의 얼굴을 큰 손으로 덮어버렸다. 그럼에도 켄마의 웃음은 한참 멈추지를 않았다. 


"나도 담배 피워볼까?"

"아니. 몸에 안 좋아."


  그렇게 웃다가도 쿠로오의 물음에는 꼭 같은 답을 했다. 쿠로오가 켄마의 흡연을 처음 알고 물었을 때에도 그랬다. 나도 피울까, 했더니 켄마는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더랬다. 쿠로는 안돼. 몸에 안 좋아. 마치 어른이 아이를 대하듯 했다. 쿠로오는 그 때도 지금도 어이가 없어 피식 웃어버렸다. 몸을 돌려 쿠로오와 마주보곤 쿠로오의 목 뒤로 손을 감았다. 켄마가 먼저 입을 맞췄다. 쿠로오는 꼭 붙어오는 켄마의 서늘한 몸을 껴안았다. 키스는 담배처럼 알싸하고 텁텁했다. 







이걸쓰면 녹차님이 쿠로켄을 써주기로 햇다 ㅇ0ㅇ 그래서 쓴거시다 (조나 


Posted by 모냐모 :